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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지난 이야기

한 살 토토 이야기

(2017/01)


침대 프레임 사이 매트리스에 발톱이 걸린 토토. 한 번씩 이런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발톱을 깎을 줄 몰라 애먹던 때이다.

발톱 관리는 물론이고, 나는 고양이를 어떻게 케어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고양이가 예뻐서 키우고 싶던 것 같다.) 토토를 만난 후에 조금씩 알게 된 것 같다. 다행히 토토는 건강한 아이였다. 건강해야만 하는 아이였다.

이미 오클 회원이었던 토토(2017/02)


토토는 소위 조용한 학대를 당했다. 한 살이 되도록 중성화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접종도 되어있지 않았다. 토토는 나를 만나고 늦었지만 급하게 1, 2차 접종과 중성화를 마쳤다. 그 당시에는 해야 한다고 해서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생각할 때마다 울컥한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내 토토.

퇴근하고 오면 가까이 와서 그르릉 거리곤 했다(2017/02)
마지막 3차 접종한 날(2017/03)


토토는 그 시간을 견뎌내고 새로운 공간과 가족에게 익숙해져갔다. 그때 뭘 모르고 (다행히) 홀리스틱 사료를 먹였고 간식은 챠오츄르가 최고인 줄 알고 먹였다.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잠은 꼭 누나랑 잤다.

(2017/03)
(2017/03)


뭘 모르고 (다행히) 방묘창도 만들었다. 부족했지만 기본적인 것은 챙겼던 나, 칭찬해.

(2017/05)
(2017/05)


우리의 첫 여름은 (기억은 없지만 더웠을 거다) 기아가 야구를 잘해서 후끈후끈했다. 토토도 많이 더웠다고 한다.

더운 토토(2017/07)
바로 위 사진과 같은 냥 맞아요(2017/07)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2017/07)
더운 건 더운 거고 출장 가지 말아요 누님(2017/08)


이 즈음 이러한 필름 카메라 느낌을 주는 어플이 인기 있었다.

(2017/08)
왕솜방망이(2017/09)


더운 만큼 점점 가까워진 토토와 누나에게 가을이 찾아왔다.

추석 즈음, 토토가 한 쪽 눈을 잘 못 떴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토토를 따라 나도 울었던 기억이. 토토가 아픈 것은 처음이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다행히 이튿날 너무 멀쩡한 눈이 되어있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고양이의 회복력이 엄청나다고 생각했는데, 어려서 그랬던 것 같다.

눈 땡글 토토(2017/10)
눈땡땡글(2017/11)


그리고 우리가 만난 겨울이 되었다.

(2017/12)
(2017/12)


토토의 한 살은 토토 냥생에 있어 어떤 시점이었을지도 모른다. 새 가족을 만나고 적응하기까지 쉽지 않았겠지만 그만큼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토토가 그렇게 생각하게끔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