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가 두 살이 되고, 종종 들려오는 아깽이 소식에 고민이 많았다. 일할 땐 몰랐던 토토의 일상이 다소 지루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토토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나는 너무나 부족했다. 조금은 막연하게 둘째를 생각했다.
한 번은 고등어 아깽이를 데려올 뻔 했다. 마음이 앞선 상태였고, 가족에게 통보하듯 둘째를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그때 아빠가 그러셨다. 지금은 오롯이 토토에게만 사랑을 주자고. 그 말에 둘째를 데려오고 싶은 맘이 눈 녹듯 사라졌다. (묘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탁묘 후(2018/07) 조금은 더 확신이 생긴 것 같다. 새로운 고양이가 오더라도 토토는 잘 지낼 것 같았다.
(두 살 토토 이야기(일상, 탁묘) - https://tosnnu.tistory.com/m/7)
2018년 10월, 가을이 찾아왔다.
여수의 한 편의점에서 임보 중이었다. 어미 없이 혼자 있는 아깽이를 학생들이 구조했단다. 보자마자 내 고양이다 싶었다. 묘연인 것인지 가족 또한 너무 쉽게 들이자고 했다.
이름 후보로는 가을, 마늘 등이 있었다. 당시 여아로 알고 들인 만큼 (예쁘게)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합사랄 게 없었다. 작디 작은 고양이가 멀리 가지 못하는 게 다행일 뿐이었다. 네트망으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커다란 상자에서 며칠을 보냈다. (이렇게 격리 아닌 격리를 했는데, 완전한 공간 분리가 필요하다.)
나흘 정도 지났을까. 제대로 마주한 토토와 가을. (보통 체취 교환, 한 공간에서 좋은 기억 심어주기 등 단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이 즈음 가을이는 분유를 먹었고, 곧 이유식으로 불린 사료를 먹었다. 당시 분유는 비어파, 사료는 웰츠 키튼을 먹였는데 토토도 참 좋아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던 가을이는 늘 토토 곁에 있었고 토토는 그런 가을이를 살뜰히 챙겼다. 누나는 그런 토토를 많이 예뻐해 주었다. 예뻐할 수밖에...
덕분에 가을이는 사료를 씹어 먹을 줄 아는 고양이가 되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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