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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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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보스 가을 이야기(고양이 방광염, FLUTD) (연말에 방광염에 대해 쓰자니 왠지 꺼림칙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연초에 쓰기는 더욱 싫어서 쓰는 고양이 방광염 이야기) 가을이는 2019년이 되자마자 아팠다. 태어난 지 겨우 네 달 지난 아깽이였다. 당시 크고 작은 감자(소변)를 보았고, 이불에 혈뇨로 추정되는 핏자국을 남겼다. 특발성 방광염이었다. 말 그대로 특발성, 원인 불명으로 발병한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원인이 있다면 스트레스. (고양이 방광염은 크게 세균성 방광염과 특발성 방광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균성 방광염은 세균 감염으로 발병한다.) 황당했다. 가을이 만큼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사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이후 가을이는 몇 차례 방광염을 앓았다. 그때마다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왔다. 2019년 5월, 예정보다 늦게 중성화 ..
가을 공주, 소년이 되다(고양이 예방접종) 걸그룹 센터를 꿈꾸던 가을이, 토토 오빠와 엄빠빠(엄마 아빠 오빠) 그리고 언니의 보호 아래 예쁘게 커갔다. 10월 중순, 처음으로 병원에 갔다. 당시 생후 6주였던 가을이는 조금 더 크면 접종하기로 하고 심장사상충 약을 바르고 왔다. 11월 초, 드디어 1차 접종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가을이가 또래보다 몸집이 작은 편이라고 하셨다. (힝구) 그래도 예쁘게 생겼다고 하셔서 좋았다. (걸그룹 가능하겠다!) (1~3차 접종은 3주 간격으로 한다.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접종하면 된다.) 여리여리한 가을이는 예쁘게 커갔다. 왠지 모르게 점점 도드라지는 무엇이 있었지만... 그리고 그 도드라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날은 2차 접종을 하러 간 11월 22일. 아마 토토는 가을이가 남아인 걸 알았을 것이다. 그..
가을이 왔어요(고양이 합사) 토토가 두 살이 되고, 종종 들려오는 아깽이 소식에 고민이 많았다. 일할 땐 몰랐던 토토의 일상이 다소 지루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토토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나는 너무나 부족했다. 조금은 막연하게 둘째를 생각했다. 한 번은 고등어 아깽이를 데려올 뻔 했다. 마음이 앞선 상태였고, 가족에게 통보하듯 둘째를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그때 아빠가 그러셨다. 지금은 오롯이 토토에게만 사랑을 주자고. 그 말에 둘째를 데려오고 싶은 맘이 눈 녹듯 사라졌다. (묘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탁묘 후(2018/07) 조금은 더 확신이 생긴 것 같다. 새로운 고양이가 오더라도 토토는 잘 지낼 것 같았다. (두 살 토토 이야기(일상, 탁묘) - https://tosnnu.tis..
두 살 토토 이야기(가을이 왔어요) 모든 것이 완벽했다. 나를 둘러싼, 어쩌고 저쩌고. 2018년 10월 2일 누나가 정체불명의 커다란 상자를 가지고 왔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안에는 나를 위협할 만한 무언가가 있다. 나는 ㅈ나 센 호랑이(고양이) 소리를 냈다. 하악! 며칠 후, 그 실체와 마주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내가 보호해줘야 한다. 그동안 누나는 내가 독차지해왔는데 싱숭생숭하다. 이 자식이 내 방(누나 방)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렇게 된 이상) 누나는 내 것이니 너는 내 것이 되어라. 너의 사료도 내 것이다. (토토는 가을이의 사료 웰츠 키튼을 잘 (뺏어)먹었다.) 조금 피곤하군.. 지금부터 고양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 당근도 준다. 한숨 돌리고, 잘 크고 있는지 확인한다. 오늘은 맹수처럼 사냥하는 법을 ..
두 살 토토 이야기(일상, 탁묘) 해가 바뀌고 곧 토토는 두 살이 되었다. 누나는 처음으로 케이캣페어에 다녀왔다. 장난감만 잔뜩 산 누나. 이때만 하더라도 습식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다. 두 살 토토는 백수가 된 누나와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했다. 늘어져 있기도 하고, 더러운 창틀 사이에 들어가서 혼나기도 했다. 그저 그런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그녀가 나타났다. 욜로는 친오빠 후배의 고양이로, 집사의 휴가 닷새 동안 우리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고양이에 대해서는 관대한 나는 탁묘가 처음임에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욜로는 소위 개냥이였다. 사람을 좋아하는 듯 했고 낯선 환경임에도 편안해 보였다. 다만 토토에게는 하악질 하며 경계하는 듯 했다. 반면 토토는 욜로를 졸졸 따라다녔고 그녀의 하악질에도 굴하지 않았다. 이 즈음 둘째를 데려오려고 하..
한 살 토토 이야기 침대 프레임 사이 매트리스에 발톱이 걸린 토토. 한 번씩 이런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발톱을 깎을 줄 몰라 애먹던 때이다. 발톱 관리는 물론이고, 나는 고양이를 어떻게 케어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고양이가 예뻐서 키우고 싶던 것 같다.) 토토를 만난 후에 조금씩 알게 된 것 같다. 다행히 토토는 건강한 아이였다. 건강해야만 하는 아이였다. 토토는 소위 조용한 학대를 당했다. 한 살이 되도록 중성화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접종도 되어있지 않았다. 토토는 나를 만나고 늦었지만 급하게 1, 2차 접종과 중성화를 마쳤다. 그 당시에는 해야 한다고 해서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생각할 때마다 울컥한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내 토토. 토토는 그 시간을 견뎌내고 새로운 공간과 가족..
2017년 1월 14일 토토를 만나다 어린 시절 아파트 주차장을 지나갈 때 길고양이와 마주치곤 했다. (아파트에 지상 주차장이 더 많던 시절, 길고양이라는 말보다 도둑고양이라는 말이 당연하던 시절) 그때마다 깜짝 놀랐고 고양이는 다소 무서운 존재로 여겨졌다. 중학생 때 아파트 상가 화단에 삐약삐약 소리가 나서 보니 아기 고양이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이지만, 귀엽지만 무서워서 만지지 못하고 한 번씩 들여다보기만 했다. 그때부터 고양이가 좋아진 지도 모르겠다. 대학생 때 친구와 고양이 카페에 처음 가보고 이후에 일을 하면서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족에게 조만간 고양이를 데려올 거라며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며 설득하던 어느 날, 친오빠가 어떤 고양이를 데려와도 되냐고 물었다. 고양이의 이름은 "또또", 오빠 친구가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