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방광염에 대해 쓰자니 왠지 꺼림칙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연초에 쓰기는 더욱 싫어서 쓰는 고양이 방광염 이야기)
가을이는 2019년이 되자마자 아팠다. 태어난 지 겨우 네 달 지난 아깽이였다. 당시 크고 작은 감자(소변)를 보았고, 이불에 혈뇨로 추정되는 핏자국을 남겼다.
특발성 방광염이었다. 말 그대로 특발성, 원인 불명으로 발병한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원인이 있다면 스트레스.
(고양이 방광염은 크게 세균성 방광염과 특발성 방광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균성 방광염은 세균 감염으로 발병한다.)
황당했다. 가을이 만큼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사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이후 가을이는 몇 차례 방광염을 앓았다. 그때마다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왔다.
2019년 5월, 예정보다 늦게 중성화 수술을 받은 가을이.
며칠 후, 가을이는 소변을 보지 못했다.
FLUTD(고양이 하부요로계 질환)에 급성 신부전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요도 폐색으로 카테터 시술이 불가피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입원하는 나흘 내내 찾아갔지만 그 어린 게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낼지 너무 미안하고 속상했다.
퇴원한 가을이. 가을이의 뒷다리는 노랬다. 그런 가을이를 그루밍 해주던 토토.
카테터 시술 후 다시 폐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한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배뇨 실수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가을이는 실수 한 번 안하고 화장실에 갔다. (가을아, 고마워!)
그렇게 한 달을 회복에 힘썼다.
가을이가 회복하는 게 눈에 보였다. (입원한 나흘 전후를 제외하면 방광염을 앓던 때에도 컨디션이 좋던 가을이.)
가을이는 곧 건강한 고양이가 되었다. 여리여리한 몸도 조금 더 단단해졌다. 다만 겁이 많아지고 입맛이 더 까다로워졌다.
이후 요로계 문제는 없었다.
아래는 토토 가을이의 소소한 생활 습관! 은 방광염 예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음수량! 1일 1습식 먹기
가을이는 처방사료를 먹어서인지 자발적 음수량이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습식을 매일 준다. 워낙 입맛이 까다로워 성분이 평균 이하가 아니라면 다 도전하는 편이다.
화장실!
화장실은 고양이 개체수 보다 하나 더 많은 것을 권장한다. 우리집은 2개 사용하고 전체갈이를 자주하는 편. 3개에서 2개로 줄인 지 일 년이 넘었다. 냥바냥이기 때문에 고양이의 성향, 고양이들 간의 친밀도 등을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스트레스 관리!
매일 놀아주는 것은 기본이다. 가을이의 최애 장난감인 오뎅꼬치는 늘 여유있게 구비해 두고, 주기적으로 캣닢 파티를 해준다.
누나가 더 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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